공식에서 제공하는 VR용 언리얼엔진 로고와 도입부 시퀀스 연출작업 셋팅화면

최적화가 정말로 힘들었다. 애시당초 VR게임에는 광활한 터레인이 필요치 않음에도 상부에서 무조건 "숲"을 배경으로 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말도 안되게 큰 맵을 써야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맵에 라이팅을 하나라도 박아넣으면 재앙이 일어나기에 화면 색감이 저렇게 나와버렸다. 그림자 제어나 다른 요령을 쓰거나 Fake Light를 넣어 라이트맵을 굽는다거나 할 재량과 시간이 모자랐다.

기존에 회사에서 구입했던 어셋중에 쓸만하다 싶은 건 거의 시네마틱용이라 텍스쳐가 모두 4K라거나 콜리전이 말도 안 되는 상태라 프로파일링 결과가 정말 처참했다. 주말내내 몇백개나 되는 파일과 텍스쳐들을 일일이 열어서 다 뜯어보고 최적화하여 간신히 게임이 돌아가게 만들었더니 돌아오는 건 왜녹색녹색이야...아무튼 게임 플레이에 지장은 없었다.

나는 멀미에 심각하게 약한 사람이라 VR게임을 개발하면서도 막상 VR게임을 잘 즐기지 못하는 개발자였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신경썼던 것도 바로 Frame late, 평균 FPS였다.

인트로에서 평균 70FPS, 실게임에서 50~60FPS(당시 사용 한 DPVR은 60이상의 프레임을 출력할 수 없어서 큰 의미는 없었지만)를 직접 VR로 확인 한 후 빌드를 시도했다.

일단 기본 게임구조가 일정 시간 이후 등장하는 보스(티렉스)를 죽이면 바로 끝나는 매우 단순한 구조의 FPS였고, 복잡한 AI도 요구되지 않았으며 완성이 목적이 아닌 어디까지나 프로토타입제작을 목표로 했기에 TA로서 최적화에 시간을 좀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총 3일참가 중 마지막 날 시연 아르바이트생을 못 구하여 같이 갔던 기획자(PM)와 본인(PD/TA)가 시연을 했다.

3시간은 넘게 저런 식으로 테스트 겸 시연을 했었다. 열받아서 아르바이트비를 청구했으나 결국 받지 못함
저때 사용 한 PP건이 여성이 사용하기엔 무거운 편이라 다음 날 근육통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다만 시연을 위해서라고는 해도 직접 VR을 장시간 착용하고 테스트를 해 볼수 있는 것 자체는 꽤 행운이었다. 사내에서 총괄관리를 포함한 각종 기술적 이슈에 대응하다보니 정작 개발자 본인은 시간에 쫓겨 만들어 놓고 테스트도 해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때의 경험은 향후 VR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를 작업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직접 유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개발자들이 종종 잊는 규칙이다.